커뮤니티

체험후기

  • HOME - 커뮤니티 - 체험후기
게시물 보기
[제1회 한국RT협회 RT중재 사례 공모전 수상 사례] 만5세 김소망 엄마(가명) -행복상
등록일 2022-01-25 조회수 934

누군가에게는 눈물이 터지는 포인트가 있다.

나는 그 포인트가 바로 아이이름 석자이다.

 

아이는 엄마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고, 아빠의 부름에도 귀를 닫았고, 할머니의 부름에도 대꾸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지속될수록 나는 답답한 마음에 화도 내보고 달래도 보고 윽박도 질러 보았지만 아이는 울기만 할 뿐이었다.

늘 숙제같았던 아들을 키우기 위해서 나는 여기저기 센타를 전전긍긍했고 그때마다 아이는 항항 내게 등을 지고 있고 도망가기 바빴다.

 

6세가 되던 봄, 자폐스펙트럼장애, 넓게 봐도 좁게 봐도 이 아이는 무조건이라고 말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냥 자유로운 아이라고 봐라만 볼 수가 없었다.

그래, 나랑도 의사소통이 안되는데 치료사들과의 상호작용이 뭐가 중요할까?

나는 나와 아이를 함께 이끌어 줄 곳이 필요했다.

 

첫 상담 때 선생님께서 거두절미하고 딱 일년 만, 지금의 숙제를 잠시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아이만 보자 라고 이야기해주셨고 나는 반신반의로 지금의 선생님을 만났다.

우리 아이는 울음이 아주 긴~ 아이였다.

울기 시작하면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았고, 결국은 매를 들어야만 억울한 눈빛을 한 채로 그 순간이 끝났고 나는 항상 후회와 반성, 자괴감에 빠져있었다.

선생님은 지난 일은 어쩔 수 없고 다음부터 안하면 되죠라고 하셨고 뻔했지만 위로가 되었다.

 

내가 선생님과 똑같이 하자고 했던 것 중 하나는 말을 아끼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아이의 행동과 아이의 시선만 보며 움직이는 것 같아 보였다.

허나, 내가 말을 아끼면서 다가가도 역시나 아이는 등을 지고, 내가 장난감을

만지면 저 멀리 도망을 가며 피하기만했다..

나는 욱! 했지만, 선생님은 욱!하지 않아보였기 때문에 나는 욱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몇 주가 지나고,, 선생님 놀이 후 이제 엄마랑 놀아보자하자

누워서 의미없어 보이는 놀이만 하던 아이가 앉아서 내게 장난감 포비를 내밀었다.

그리곤 아주 미묘한 눈빛을 나누며 벽돌장난감으로 지진난 상황을 연출했다..

나도 조금씩 아이의 놀이가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은 그렇게 아이와 조금 친해지고 집으로 돌아오면 2% 변화된 것 같았다.

 

그래도 아이는 알 수 없는 울음이 있었고, 길었고 나를 화나게 하였다.

선생님은 이해가 가지 않고 너무 뻔한 이야기.

공감해주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라고 하셨지만 정~말 이해는 잘 되지 않았다.

화가 나면 더욱이 쉽지 않다. 그런데 쉽지 않으면 기분 좋은 상상을 하라고 하셨다.

40분 내내 울던 아이는 진정이 됐고, 조금 안정을 찾았고 끝인사를 하고 나왔다.

선생님은 그래도 40분에 마무리 된게 어디냐며~ 아이를 칭찬해주셨다.

신기하게도 그 일 이후로 아이의 점점 울음이 줄어들었고, 나는 화가 덜 났다.

아이의 울음이 줄어서 내가 화가 덜 나는 건지

내가 화를 덜 내서 아이의 울음이 줄은건지...

무엇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조금 친한 모자 사이가 된 것 같았다.

 

그렇게 누워있던 아이는 앉아서 놀기 시작했고,

선생님의 놀이가 끝나고 엄마와 노는 시간이 다가오면 너무 자연스럽게

나에게 장난감은 건네주었고, 나는 아이가 나랑 노는 게 좋구나~’라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게 불과 7개월이 지난 후였다.

아이는 평온해 보였고, 밝아진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집에 와서도 아이는 종종 엄마 같이 놀자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아이의 놀이에 항상 물음표였던 나는 이제 아이의 놀이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역시, 집은 현실이다.

여동생을 때려 아이를 혼내는 때가 많은데, 선생님은 여동생의 속상한 마음을 먼저 아려야 한다고 얘기하셨다.

~ 늘 장애아동이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항상 큰아이였다. 그보다는 깍쟁이 여동생이 다쳤음을 먼저 알아주고 여동생을 먼저 안아주라고 했다.

동생이 생긴 후 말이 더욱이 없어져서 항상 아이에게 미안했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늘 지적하고 제재하기 바빴던 내 모습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았다.

그렇게 몇 번 아이는 동생과의 문제가 생겼을 때 둘째 아이를 먼저 안고 자리를

피해버렸더니, 아이는 억울한 눈빛을 보냈지만 둘이 싸우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정말 큰 발전이였고 감동이였다. 그리고 요즘 하루 하루도....

 

나는 이제 RT수업을 하지 않는다.

겨울이 되면서 선생님도 그리고 나도 종결을 이야기했다.

그만큼 우리의 모자관계를 끈끈해졌고, 사랑스러워졌고, 다정해졌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을 위해서 지금도 나의 마음은 RT 진행중....